일시: 2022년 11월 8일
대상: 만 5세 남아 오예성(가명)
장소: 오브제 놀이터 내 그림자 놀이zone
"부분들을 관통하는 힘은 상태를 변화시키고 그 속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다 (Deleuze)"
예성(가명)이의 행위들은 순수하게 놀이를 즐기는 아이의 모습 같기도 하고, 물성의 언어를 찾아내려는 실험가처럼 보이기도, 움직임이나 오브제가 어떻게 보여지는지(표현되는지)를 염두하고 행위하는 예술가처럼 보이기도 한다.
예성이는 손전등을 이용해 물체를 다양하게 비춰본다. 손전등을 아래로 또는 뒤로, 앞으로 움직여 본다. 그에 따라 물체는 감추어 두었던 다양한 실루엣을 드러낸다. 그리고 예성이는 자신의 몸의 물성도 찾아내려는 듯 움직여보기도 한다. 몸을 최대한 크게도 작게도 움직여본다. 이러한 예성이의 행위는 마치 물체가 가지고 있지만 드러나지 않았던 것들을 찾으려는 진지한 작업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서의 물체는 마냥 수동적인 존재, 즉 예성이의 손에 이끌려 움직여지는 존재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물체가 예성이를 이끌기도 하고, 예성이에 의해 물체가 이끌리기도 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감응을 주며 상태를 계속적으로 변화시킨다.
작업이 끝나면 예성이는 놀이터에 있는 사람들에게 공연이 시작됨을 알린다. 마치 자신이 찾아낸 결과를 예술작품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공연이 끝난 뒤 예성이가 있는 그림자막 뒤편으로 가보았다.
그곳은 마치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의 실험실과 같은 풍경이었다.
그곳은 놀이터이자 작업실이자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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