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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궁리

놀이사례2. 털실, 아이들과 만나 모습을 드러내다

종로구립 혜명 아이들 상상놀이터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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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아이들이 털실존에 모여 앉아 털실모빌을 만들고 있었다.

나은이는 처음에는 서투른 손놀림으로 나뭇가지 사이사이에 털실을 이리 감았다 저리 감았다 다시 풀었다를 반복하였다.

유은이는 털실을 나뭇가지 위 아래로 번갈아 감는 바람에 털실이 감기는 패턴이 불규칙하였다. 유은이는 나뭇가지에 털실이

감기는 패턴을 유심히 살피며 조심스레 털실을 감는다. 유은이의 손놀림에 따라 나뭇가지에 털실이 감긴다. 나뭇가지에 걸린

털실들이 힘이 없이 늘어져 이리저리 감겨져 있다.


은서: 이거 정말 쉽다.

인나: 응, 엄청 쉬워.

예은이는 나뭇가지에 눈을 떼지 않고 털실을 감는다. 털실을 감는 손이 야무지다. 예은이의 손놀림에 따라 털실들이 나뭇가지에

팽팽하게 감겨있다. 각각의 털실들이 날을 세워 힘있게 감겨져 있다. 예은이는 털실의 색을 바꾸기 위해 털실뭉치 바구니로 가서 

자신이 말들고 있는 모빌색과 이리저리 대보고는 보라색 털실을 골라 자리로 돌아와 작업을 시작한다. 

아이들은 모두 자신의 나뭇가지에 털실 감는 것에 집중해 있다. 작업 중간중간 감던 모빌을 뒤집어 털실이 교차되는 패턴을 

확인 또는 감상한다. 그리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유은: 이거 미술놀이예요? 꼭 미술놀이 같아요. 그런데 여기에 놀러 온 아이들은 꿈을 이룰 것 같아요.

플레이리더: 그래? 왜?

유은: 그냥요.

인나: 선생님은 꿈이 뭐예요?

플레이리더: 나는 노는 거. 노는 게 꿈이야.

유은: 아니, 그런거 말고요. 꿈.

플레이리더: 그래. 내 꿈은 노는 거야.

유은: 아니, 직업 같은 꿈이요.

플레이러더: 노는 거는 꿈이 안돼?

은서: 그럼 선생님 백수예요?

플레이리더: 놀면 백수야?

인나: 백수죠.

은서: (놀이터 bgm을 듣고) 아~ 여기는 음악도 너무 좋다.

그 후로도 아이들의 수다는 계속되었다. 말이 오가지만 손은 여전히 바삐 움직인다.




"손작업이야말로 사물이 가장 독창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도록 하는 양식" -마르틴 하이데거-


아이들이 작은 손을 꼼지락거리며 털실을 엮는 모습을 보면서 손을 움직여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솔직한 작업인가를

새삼 느낀다. 느슨하면 느슨한대로, 규칙 없이 이리저리 엮으면 엮은대로 솔직하게 그 모습을 그대로 그러낸다. 

그러기에 아이들은 작업에 서서히 몰입하게 되고, 곧 자신의 손을 거친 결과물을 눈으로 보게 된다. 

그리고 손을 바삐 움직여 무언가를 완성하는 기쁨과 손을 움직이는 행위의 주체인 '나'라는 존재를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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